팬터그래프 최고의 키감, 지니어스 KB-19e NB



요즘은 용산 전자상가에서 2~3만원대의 저가형 팬터그래프 키보드를 찾아보기란 어렵잖은 일이다. 주로 눈에 띄는 것은 리뷰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 LG X-Touch와 아이락스 6120/6130, 그리고 지니어스의 KB-19e NB다.
지니어스는 대만 KYE Systems Corp.의 독자 브랜드 네임이다. 처음 듣는 상표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을는지도 모르지만, KYE는 결코 그렇게 얕잡아 볼만한 회사가 아니다. 여기선 키보드/마우스/게임 패드 등의 입력장비, 스피커/헤드폰 등의 오디오 장비, 디지털 카메라와 베어본 키트 등을 망라하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MS 키보드를 비롯하여 여러 회사 제품을 OEM으로 생산하고 있으니만큼, 제품의 품질 역시 믿을만한 수준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이런 사실에서 미루어 볼 때 KB-19e NB의 실력은 결코 범상치 않으리라 여겨진다. 비록 때늦은 감이 있는 리뷰지만, 지니어스 KB-19e의 장단점을 철저하게 따져보는 기회로 삼겠다.

제품 사양
제작사 지니어스/컴퓨코리아
제품명

KB-19e NB

제품가격 정가 3만원 인터페이스 PS/2
크기 390x170x18 mm 무게 약 1000그램대
키 개수 한글 103 + 19개 기능 키 키 스위치 멤브레인
키 작동기 팬터그래프 키캡 모양

원통형(cylindrical)

자판 인쇄 실크스크린 측면배열 스텝2

- 패키지

지니어스 브랜드의 기본 색상은 중국인들이 좋아함직한 선명한 진홍빛이다. 그 때문일까, KB-19e의 포장 박스는 하얀 바탕과 주홍빛(이라기보단 자줏빛에 가까워 보인다)의 대조가 눈에 띈다. 내부에는 별다른 완충재가 들어있지 않지만 박스 자체가 튼튼한 골판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웬만한 충격은 흡수할 수 있다.

박스 내부에는 비닐에 싸인 KB-19e NB 본체가 들어 있으며 별도의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 외관

지니어스 사이트에선 KB-19e NB의 크기/무게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 실측 결과, 크기는 너비 390 x 깊이 170 x 높이 18(mm)로 아이락스 KB-6120/6130보다 작은 편이었다.
외부 프레임은 모서리가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된 직사각형 모양이다. 색깔은 옅은 회색에 가까운 은빛인데, 이 위에는 짙은 회색 키캡이 사뿐히 올라앉았다. 상단 좌측에는 6개의 웹브라우저 단축키와 4개의 멀티미디어 키, 우측에는 5개의 기능 키와 4개의 멀티미디어 키가 놓여졌다.


중앙 상단의 LED와 지니어스 로고


한가운데에는 금속 질감의 Genius 로고와 3개의 LED가 자리잡았다. 녹색의 LED는 Num Lock/Caps Lock/Scroll Lock 순서로 배열되었으며 각각의 기능은 자물쇠 모양의 기호(Icon)로 표기되었다. LED 순서가 다른 키보드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낯선 기호보다 익숙한 영문으로 기능을 표기해야 옳지 않을까 싶다.

프레임 측면은 쭉 뻗은 직선형이고 키캡 측면 배열 역시 스텝 2 방식이다. 상/하부 프레임은 5개의 나사와 꺾쇠로 빈틈없이 맞물렸다. 키캡과 동일한 색상의 하부 프레임에는 총 6개의 미끄럼 방지 고무가 붙었는데 높이 조절 받침대는 생략되었다. 최근의 저가형 팬터그래프 키보드에선 높이 조절 받침대가 빠지는 것이 대세인 모양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KB-19e NB의 디자인은 경쟁 제품인 아이락스 6120/6130과 LG X-Touch에 비해 평범한 편이지만, 조립 상태와 마감 처리는 매우 훌륭했다. 너무 튀는 디자인은 일찍 질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가 딱 좋은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 키캡 및 레이아웃

KB-19e NB의 키캡은 원통형(Cylindrical)이고 측면 배열은 스텝 2 방식을 따른다. 키캡 표면의 미끄럼 방지 요철(凹凸)은 적당한 깊이로 새겨졌다. 키캡의 영문/한글 자판은 실크 스크린 방식으로 인쇄된 듯 하며 그 위엔 UV 코팅이 입혀졌다. 인쇄 품질은 상당히 좋았지만 명조체 한글이 그리 예쁘지 않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었다.


텐키 상단에 배열된 편집 키

작은 크기에 키가 빽빽이 들어찼기에 얼핏 보면 한글 106키로 착각할지도 모르지만 실제 메인 키 개수는 103개다. 컴팩트 키보드답게 노트북 키보드와 유사한 배열 방식을 채택했는데, 일반 데스크탑 키보드와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1. 스페이스 바 좌측에 Control/Windows/Alt/한자 키가 순서대로 위치
  2. 스페이스 바 우측에 한영/Contextual/Control 키가 순서대로 위치. 우측 Alt는 생략
  3. 우측 Control키 옆에 화살표 키가 역T자로 배열
  4. 위쪽 화살표 키(↑) 좌측에 일반 키캡과 동일한 크기의 Shift 키 위치, 우측에는 End 키가 위치
  5. 역슬래쉬(\)키는 리턴 키 위에 위치
  6. Insert/Delete/PageUp/PageDown 키는 텐키 상단에 위치.
  7. Home 키는 생략(텐키의 7키를 사용)
  8. 마이너스/플러스(-/+), 대괄호([]), 콜론과 따옴표(;”), 마침표와 슬래쉬(.?), 화살표 키는 소형 키캡 사용(너비는 일반 키캡의 2/3 정도).
  9. esc/펑션 키도 소형 키캡 사용(높이는 일반 키캡의 1/2 정도)
  10. 펑션 키 우측에 Print Screen/Scroll Lock/Pause 키 위치. 역시 소형 키캡 사용(높이는 키캡의 1/2 정도)

여기저기 따져보니 참으로 키 배열이 독특하단 결론이 나온다. 어지간한 노트북은 물론이고 경쟁 제품인 아이락스 KB-6120/6130이나 X-Touch와 비교해 봐도 비슷한 구석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치명적인 것은 마이너스/플러스(-/+), 대괄호([]), 콜론과 따옴표(;”), 마침표와 슬래쉬(.?) 키의 너비가 너무 좁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글을 쓰노라면 의도치 않은 오타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다만 스페이스 바의 너비가 9.5cm로 경쟁 제품보다 여유롭다는 사실로 위안을 삼는다.

- 키감 및 사용감


KB-19e NB의 팬터그래프 작동기

KB-19e NB는 멤브레인 스위치/팬터그래프 작동기를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지니어스 측에선 키 간격이나 깊이, 압력 등에 관한 상세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다. 실측 결과, 키 간격은 약 19mm고 키 깊이는 2.5mm 정도였다. 알파 N키 롤오버를 지원하여 동시에 2~7개의 키 입력이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은 지니어스 KB-19e NB의 키감을 동급 최강이라 평가한다. 실제로 그 키감은 최고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키를 누르면 확실한 구분감과 더불어 묵직하고 단단한 맛이 느껴지고 탄탄한 반발력이 뒤를 받쳐준다. 어지간한 멤브레인 키보드를 광속으로 추월하는 동시에 IBM이나 도시바 등의 고급 노트북 키보드에 맞먹는 키감이다. 여기 비하면 LG X-Touch는 흐리멍텅하고, 아이락스 6120/6130은 약간 모자라고 MacAlly IceKey는 조금 밋밋하다. 굳이 단점을 들자면 키감이 약간 무겁게 느껴진다는 점이랄까.
기능 키는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한다(*이번에 리뷰한 제품에선 계산기 호출 키가 작동하지 않았다. 이것이 리뷰 제품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전 제품에 공통된 문제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러버 돔 작동기가 사용된 기능 키의 키감은 평범한 편이었다.
* 2004년 7월 24일 추가 : 이경호님의 제보에 의하면 이 문제는 리뷰 제품의 불량으로 판단된다.


마침표(.) 키가 너무 작다!

막상 문제가 되는 것은 키감이 아니라 키 배열이다. 앞서 언급했듯 오른쪽 새끼손가락으로 누르는 8개 키캡의 폭이 작아 불편하기 그지없다. 특히 오른쪽 쉬프트 키가 너무 작은데다 Home키가 없는지라 글을 쓸 때 괴로움이 가중된다. 이것만큼은 도무지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별도의 드라이버 소프트웨어를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기에 19개나 되는 기능 키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것도 단점이다. 드라이버를 받으려면 대만 Genius 사이트의 드라이버 다운로드 페이지까지 찾아가야 한다.

- 결론

현재 2~3만원 대의 저가형 팬터그래프 키보드 시장에선 아이락스 6120/6130과 LG X-Touch, 지니어스 KB-19e NB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LG X-Touch는 동급 최고의 디자인을 보여주는 반면 키감은 최악이고, 아이락스 KB-6120과 6130은 평균 이상의 디자인과 키감을 함께 갖췄다. 지니어스 KB-19e NB는 감히 최고의 키감을 갖춘 제품이라고 해야겠다. 비슷한 가격대에선 물론이요 훨씬 비싼 IceKey조차도 KB-19e NB의 걸출한 키감엔 상대가 안 된다. 다만 특이한 키 배열 때문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점, 디자인이 비교적 평범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에 팬터그래프 방식 키보드의 진수를 느끼고 싶은 사람에겐 KB-19e NB가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나 독특한 키 배열에 적응할 자신이 없다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다른 키보드를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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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이경호 2004-07-23 19:20
정말 펜타그래프 식 방식중에는 최고의 키감입니다. 계산기는 잘 작동하구요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 받으면 멀티미디어키 맵핑을 바꿀 수 있습니다 제발 저 키감에 보통 103배열에 높낮이레버가 달린다면 최고인데 저거 쓰다가 세진 1080으로 쓰고있습니다
guybrush 2004-07-23 20:15
정말 최고라고 하고 싶어요~ 적응실패로 내놓기는 했지만 키배열만 제대로 나오는 모델이 있다면 당장 지를 생각도 있습니다. 울트라나브와 여깨를 견줄만한 그런 키감을 가졌다고 생각해요....둘다 나름대로의 매력이 철철넘치죠! 그에반해 엑스터치랑 아이락스는 넘 모자란 키감을 보여주더군요!
DJ.HAN 2004-07-23 23:28
계산기 키는 샘플 제품의 문제였나 보군요. 음... 사이트를 좀 더 제대로 뒤져볼 걸 그랬습니다 ^^; 내일 오전 중으로 조사해서 리뷰 내용을 수정하겠습니다
iusik 2004-07-29 01:39
팬타 중 최고의 키감인지는 물라도 팬타 키보드 중 키 배열은 제일 최악입니다. 오른쪽으로 너무 작게 밀려난 마침표, 물음표, 쉬프트. 방향키 등의 압박이 의외로 심합니다.오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계획한 규격에 맞출려고 키캡 크기를 무리하게 줄인 듯한 인상이 강합니다.
nzineer 2004-08-01 13:55
왜 풀사이즈로 출시할 생각은 못하는건가요? 흠... 정말 키배열은 키감이 어떨지를 떠나 사고 싶다는 생각이 가시네요..
iusik 2004-08-10 21:06
이거 진짜 키캡 크기와 키배열을 제대로해서 나오길 간절히 바람........
멀더 2004-09-07 10:37
자판배열만 표준에 가깝다면 사용하고 싶은 물건인데... 음.. ㅡ ㅡ
김윤기 2004-09-30 00:50
저도 저거 살려고 했다가 키배열땜에 아이락스6110 샀다는...
Liney 2004-12-12 06:13
전 이 오른쪽 쉬프트에 적응해버렸습니다. -_-v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조금 말아치는 느낌으로 하면 왠만하면 쉬프트가 제대로 쳐지네요. UltraNav 사려고 하다가 심심해서 술먹었다 치고 -_- 사봤는데 의외로 괜찮은 키보드를 건졌다는 생각입니다. ^^
iLLuSiONs 2004-12-24 17:44
영어자판 사용중인데 키배열이 살짝 틀리네요..
왼쪽 맨 밑줄 키배열이 컨트롤 홈 윈도우키 알트키순으로되어있는데..
한글자판은 한자키와 한영키로인해 어쩔수없는 선택인듯..
지요[ziyo] 2005-01-18 16:16
구입한지 5개월이 넘어가는군요..
초반에 바닥을 치는 느낌이 좀 괴로웠는데.. 이제 적응되니 키감 하나는 추천할 만 합니다.
첨부터 미니키보드를 사용한 터라 다른분들이 말씀하시는 오른쪽 쉬프트 주위 키들은 별 문제가 안되더군요..

키배열은 제 맘대로 바꿔서 사용중입니다.
특히나 Delete와 Insert 위치를 바꾸니 편하더군요..
불편한 Home키는 우Ctrl 과 메뉴키(?) 를 바꾼후 별 쓸모없는 메뉴키(또는 마우스오른쪽클릭키?)를 Home 으로 바꿨는데 대만족 중입니다. ^^;
허주회 2005-08-09 12:56
이 회사 제품도 표준형 있더군요..
Slimstar 와 Slimstar Pro..
대만의 친구에게 사서 보내달라고 했는데, 기대 됨다 ^^